Page 47 - 민족화해 103호(일반)
P. 47
2020 March + April Vol.103
남북문화예술 교류, 문체부로 이관할 필요가 있다. 문화교류는 문체부가 전
민간 전문가 육성과 든든한 재원 뒷받침 되어야 문가다. 지원의 노하우가 있다. 문체부는 사전 평가를
안 한다. 대신 사후 평가를 통해 기준에 미달한 단체나
개인은 3년 동안 지원대상에서 배제시킨다. 통일부는
처음부터 허가기관이지 않나. 사회문화 교류만큼은 사
후평가를 통해 나중에 불이익을 주면 된다.
그리고 남북협력기금 중 스크린 쿼터와 같이 일정 부
분을 사회문화교류에 편성시킬 필요가 있다. 봉준호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스크린 쿼터 제도가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교류협력을 위한 재원 자체가 없는 데 어떻
게 교류를 할 수 있는가.”
Q. 올해 계획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소개해 달라.
Q. 현 남북관계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정치 “올 한반도 정세가 상당히 불투명한 게 사실이다. 북
군사적 문제에 비해 사회문화교류는 늘 뒷전이었다. 미 핵협상이 초미의 관심사이지만 미국은 11월 대선 전
그렇다고 그 중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 까지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북한의 의지를 보면
남북 사회문화예술의 교류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 당분간 남북 간 직접교류도 쉽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가야 한다고 보시는가. 해외에서 남북이 함께하는 특별한 음악회를 구상하고
있다. 과거 뉴욕 필 공연의 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이에
“민간 전문가가 많아져야 한다. 북은 남측과 만날 때 버금가는 대형 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정치일꾼이 먼저 나온다. 정치일꾼은 당의 입장을 관철
해야 하고, 여러 정치적 관점에서 판단한다. 이것이 합 신뢰는 결국 시간의 문제라고 본다. 한 사람이 십 수
의되면 예술일꾼이 나온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일꾼을 년을 일관된 길을 걷고 있으면 신뢰가 생긴다. 진정성
만나는 사람은 많았지만, 예술일꾼을 만나 실제 공연으 도 느껴진다. 감히 저는 흔들림 없이 20년을 해왔다고
로 이뤄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북한의 음악을 알고 본다. 그렇다면 북은 어떨까. 북이 약속을 안 지키는 것
그들의 래퍼토리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처럼 보일 때도 많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북이 약속을
안 지켜도, 그 약속이라는 것을 당장은 안 지킬 수 있지
또 재원이 부족하다. 지난 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만 그 약속을 잊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게 제가 평
서 남북교류기금을 부활시켰는데, 연간 지원예산이 3 가하는 북한이다. 다만 정세의 문제가 있다. 여러 가지
억 원이었다. 건당 3000만원. 통일부 남북교류협력기 의 제반 환경 때문에 바로바로 실행되지 못하는 것이
금도 받기 어렵고, 지자체들은 직접 교류가 아니면 지 다. 지금도 저는 과거 정세가 좋았다면 지금의 열 배 이
원 대상이 아예 안 된다. 민간 투자자들은 제작 리스크 상 일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곧 그러한 날들이 오기를
때문에 투자를 안 한다. 이 문제는 빨리 풀어줘야 한다. 바란다. 신명나게 남북을 오가며 문화와 예술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나누고 싶다.”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일단 남북문화교류는
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