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 - 민족화해 104호 2020 05+06
P. 4

편집인 칼럼

 EDITORS COLUMN            이번 4·15총선에서 ‘통일’이라는 이슈는 별로 없었
                         다. 선거 때만 되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흔히 ‘북풍’
통일,                      으로 통칭되는 대북 이슈가 있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무관심과 외면이                 이번 총선에서 특별한 대북이슈는 보이지 않는다. 선
더 문제다                    거 직전인 4월 14일 북이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
                         수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하지만 이는 태양절(4월
   ‌원 희복 	              15일)을 앞두고 흔히 있었던 대내용 ‘시위 혹은 훈련’
  <민족화해> 편집인·<경향신문> 부국장  수준이다.

                           야당은 끊임없이 냉전 이슈를 제기했지만 유권자는
                         냉담했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이 한 후보자 토론회에서 “(북한
                         이 미사일 쏘는 것은) 한미 군사합동훈련과 F-35 전투
                         기의 청주비행장 반입에 대한 반발”이라며 “38발 쐈다
                         고 하는데, 실제로 우리가 더 많이 쏘고 있다”고 말했
                         다. 이에 보수언론이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

                           사실 우리가 북보다 미사일 발사 훈련을 더 많이 하
                         는 것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공식 언급한
                         내용으로 무슨 비밀도 흥분할 일도 아니다. 실제 청와
                         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지하 벙커에 가면 우리와
                         북의 공군 훈련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가 많음은 물론이다. 물론 유엔 안보
                         리 위반도 아니다. 우리가 쏘는 미사일은 ‘훈련’이고 북
                         이 미사일을 쏘면 ‘도발’이라는 이중 잣대의 보수·극우
                         언론이 문제다. 이젠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북풍’ 억지
                         는 더 이상 논리도 없고, 국민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것
                         이 입증되었다.

                           이번 총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오히려 그 반
                         대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의 자기
                         검열 혹은 회피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전 세계적

02
   1   2   3   4   5   6   7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