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민족화해 104호 2020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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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새로 나온 책

              new book

                                                                      편집부

                             통일경제                                          당신에게 북의 군대는 어떤 이미지로 다가오는가. 아니, 당
                                                                           신은 북의 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조선인민군은 현
                             - 남과 북이 따로 없는,                                대 북한의 정규군이자 6·25전쟁의 주축이었다. 하지만
                                 공존공영의 키워드                                 6·25전쟁 70주년을 맞은 지금도 우리는 북의 군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책은 역사학자가 처음으로 쓴 북한군 전문연
                                                            조봉현 외          구서로, 새로 발굴한 자료를 통해 인민군이 창설되고 북한
                                                        피엔에이월드             체제가 형성되는 과정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책은 인민군이 소련군을 모델로 창설되었다는 통설을 뛰어
                                                             2020. 4       넘어, 소련군·중국군·일본군으로부터 다양하게 영향을 받
                                                                           았다는 사실을 풍부한 자료를 통해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코로나 이후 세계 각국의 운명이 두 갈래로 나누어질 것                                     또 인민군의 형성 과정을 일제시기부터 살펴보고 있으며,
        이란 예측이 있다. 더욱 더 문을 걸어 잠그고 각자도생의                                    한반도 전체로 확장시켜 분석한다. 특히 인민군의 권력지형
        길을 가겠다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결국 이 세계는 운명                                    과 ‘혁명전통’을 분석함으로써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공동체임을 자각하고, 협력과 연대를 통해 새로운 생존과                                     이어지는 북한 유일체제의 역사적 기원을 탐구한다.
        번영의 길을 찾고자 하는 무리들이 있을 것이다. 과연 ‘새                                   저자는 미군노획문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면서 이론적 해
        로운 신세계’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가.                                      석보다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두었
        우리는 어쩌면 ‘포스트 코로나’ 이전, 오래된 미래를 먼저                                   다. 책에 활용된 노획문서는 북한의 공식 서적뿐 아니라 1급
        겪은, 몇 안 되는 국가일지도 모르겠다. 70여 년 동안 분                                  비밀문서, 내부보고서, 부대명부, 개인이력서 등 다방면에
        단을 이어오며, 그 과정에서 북과의 ‘단절과 협력’을 이                                    걸쳐 있다. 특히 책에 수록된 인민군 창설식과 소련군 철수
        어온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른 바 ‘한반도                                   장면, 인민군의 교재와 교범, 조·소경제문화협정 체결식, 월
        양국체제’를 이야기하며, ‘그냥 각자 잘 살자’는 주장이                                    북한 김원봉과 강태무의 인물사진 등은 개별사진만으로도
        나오기도 하지만, 남북 각자가 상대 없이 ‘저 혼자’ 잘 먹                                  중요한 자료다. 저명한 북한 정치인과 인민군 간부의 얼굴,
        고 잘 살기에는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조건부터, 주변에서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의 비밀부대번호(단대호)를 확인할 수
        우리를 그다지 호의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강대국들이 버                                      있다는 점도 책의 묘미다.
        티고 있는 점을 생각한다면, 꽤나 순진한 ‘바람’이지 않을
        까 싶다. 우리는 힘을 합하고 서로 도와야 살 수 있다.                               조선인민군
        때문에 책이 주는 무게감은 가볍지 않다. 한 권의 책에 좀
        처럼 담기 어려운 전문가들이 모였다. 알 것 같기도 하지                               - 북‌ 한 무력의 형성과
        만, 역시 당최 모르겠는 ‘통일경제’에 대한 친절하고 실용                                유일체제의 기원
        적인 안내서다. 통일은 더 이상 ‘우리의 소원’이 아닌, ‘우
        리의 미래’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다만, 주                              김선호
        의하자. 통일은 당연히 돈이 전부가 아니다. 수많은 자수                               한양대학교출판부
        성가형 부자들이 그러지 않나. ‘열심히 일하다 보니 돈은                               2020. 3
        자연스레 따라왔다’고.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마
        음부터 고쳐먹으면 진정한 ‘통일대박’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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