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민족화해 106호 20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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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새로 나온 책

              new book

                                          편집부

            북조선인의 탄생                           30여 년 교사와 작가 생활을 겸하여 시민기자 활동을 하다 지금
                                               은 강원도 원주 치악산 밑에서 글 쓰는 일에 전념하고 있는 소설
                  - 주체교육의 형성                   가 박도 선생의 75년 인생역정을 정리했다. 올해가 광복 75주
                                               년이므로 저자의 인생은 한국현대사와 그 궤적을 같이한다. 누
                  김경욱 / 도서출판선인 / 2020. 8       구나 한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 그는 교육자로서 혹은
                                               작가라는 한 지식인으로서 살아온 자신의 한평생을 되돌아보고
1945년 분단 이후 일정 기간 동안은 남과 북의 체제가 다르다            있다. 화자이자 회상의 주체로서 그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지
고 할지라도 인간성 자체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만 이 책은 자전소설이나 회상록이 아니다. 살아온 시대를 생생
분단의식도 그렇게 심화된 것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남과 북            하게 증언하면서 근접 과거의 온전한 사회사 정립에 기여 하고
은 한국전쟁을 통해서 서로 간에 적개심을 키우기는 했지만 민              자 씌어졌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장이나 미화보다는 좌절과 시
족성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었다. 즉 남과 북은 체제가 다를 뿐            행착오라는 좀 더 촘촘하고 내밀한 삶의 리얼리티가 중요하다
사람마저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필자의 추측이다. 남북              고 보았다.
분단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남북한의 정치사상적 차이는 있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유년시절부터 대학을 졸업
을지 모르지만 인간성은 크게 바뀌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그              하기까지가 1부, 전방소총소대장 시절의 이야기가 2부, 교단 일
러나 이승만과 김일성이 대립하던 시기에 약간의 균열이 있던               기가 3부, 그리고 작가와 근현대사 시민기자로서의 삶이 4부다.
남북한 사람들의 인간성은 김일성과 박정희가 대립하던 시기에               한국 현대사가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듯이 저자의 생애도 비
완전히 바뀌게 된다.                                    슷한 궤적을 그려왔다. 이것은 비단 저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대한민국인(한국인)과 북조선인으로 결정적으로 갈라진 시기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온 해방둥이들과 그 연배의 우리 윗세대
가 바로 천리마시대다. 이 책은 남과 북의 영토의 분단, 사상의            (65세 이상 고령화세대)가 공통으로 겪어온 일이다. 그들은 고
분단, 체제의 분단을 넘어서서 결정적으로 인간이 분단된 시기              난과 역경에 좌절하거나 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살아왔다. 그
를 연구했다. 남과 북은 거의 동일한 시기에 서로 다른 인간을             들의 경험과 체험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어왔고 또 미래를 제시
만들어 냈다. 한국인과 북조선인이 탄생한 것이다. 저자는 이렇             할 것이므로 우리는 그들의 삶의 노정을 기억해야 할 충분한 이
게 인간적으로 분단된 상황이 오래 되었기 때문에 북한주민들               유가 있다.
의 인간성(원형) 형성과정을 알게 되면 북한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였다. 중립적 관찰자로서 북한 사람                    어느 해방둥이의 삶과 꿈
들에 대해 북한 사람들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될 수도 있기를 바라
는 마음마저 갖게 되었다. 또한 이 책이 남과 북의 상호 만남과                                    박도 / 눈빛 / 2020. 8
이해, 평화적 교류와 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바람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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