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민족화해 103호(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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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 2020 남북관계, 새로운 길 열까
Special2. 3 2020 남북관계, 2020년 북한은 매년 발표하던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북한이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
새로운 길 열까 례적이다. 이전에 신년사가 없었던 경우는 이른바 ‘8
월 종파사건’이 있었던 다음해인 1957년과 1986년
협상틀 다변화 등 12월 30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로 신년사
북핵 과도기 를 대체한 1987년 정도이다. 대신 북한은 지난해 말
관리할 수 있는 개최된 전원회의 결정문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정
리하였다. 12월 전원회의 결정 내용을 요약하면, 현
국가전략 정세를 제재와 자력갱생의 대결로 인식하고 ‘자력갱
재조정 필요 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이른바 새로운 길로 제시한
것이다. 또한 북한은 정면돌파전의 기본전선을 경제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전선으로 규정하고, 체제 내구성 제고를 위한 내부결
속 작업을 강화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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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황 지속되는 한반도
그런데 전원회의 결정에서 북한은 남북관계에 대
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이른바 ‘선미후남(先美後南)’ 정책 기조
가 변화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남북관계에
소극적인 이유는 첫째, 2018년 9·19평양정상회담에
서 남북 정상이 영변 시설 포기를 조건으로 북미협상
에 나서기로 합의하였음에도, 실제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과정에서 한국이 별다른 역할을 해주지 못한 것
에 대해 크게 서운함이 작용하였을 것이다. 둘째, 북
미 직접 협상이 진행되는 국면에서 한국의 중재자 역
할이 축소되었으며, 셋째, 우리 정부 역시 북미 협상이
진전되면 남북관계가 자연히 풀릴 것으로 기대하여
남북관계에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 북미협상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였다. 2019년 말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