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민족화해 103호(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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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새로 나온 책
new book
편집부
북한사회 문화이해를 통해 분단시대 남북 문화교류의 발판을 제
공하는 책이다. 문화인류학자이자 구호활동가, 탈북 청
-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 소년 교육자이기도 한 저자는 약 20년 동안 10여 차례
방북해 기근 구호활동을 펼치고 조중 접경지역에서 탈
안티구라다, 십쇄 북민과 교류하는 등 활동가로 활약하며 현장연구를 진
경진출판 행해왔다. 이 책은 이러한 저자의 풍부한 대북접촉 경
2020. 2 험을 기반으로 북한주민의 삶을 다채롭게 풀어냄과 동
시에 북한체제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균형 있게 서술한
북한을 ‘쉬운 것부터 보자’고 말하고 있다. 책에서 저자 책이다. 2013년 출간되어 국내외에서 화제를 일으킨
들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주제부터 시작해서 북 저자의 전작 『극장국가 북한: 카리스마 권력은 어떻게
한을 접하면 북한이라는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될 수 있다 세습되는가』가 주로 김일성-김정일체제에 대한 문화인
고 말하고 있다. 북한의 지리부터 시작해서 교육, 체육, 류학적 분석으로 권력의 작동방식을 다룬 학술서라면,
교통, 건축, 민족문화까지 총 6개의 분야를 쉽고 재미있 이번 책은 김정은체제의 변화와 전망을 타진하면서도
게 다루고 있다. 저자들은 독자에게 ‘북한 사회를 이해 권력체제에 포함되지 않는 주민의 일상과 의식까지 담
하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말고, 어렵게 생각하지 아낸 생생한 현장기록이다. 책은 작금의 북한주민의 삶
말고, 북한 사회를 접하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과 내면이 어떻게 형성되어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변화
있다.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앉아 낄낄거리며 웃으며 볼 할 것인지, 그에 따라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할 것인가를
수 있는 코믹 서적들과 같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설명해준다. 궁극적으로는 남과 북이 문화적 이질성을
보길 권하고 있다. 저자들은 북한 사회를 무거운 주제 극복하고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상호이해
로 설명하고 있는 책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 의 밀알을 제공하는 저작이다.
다. 그래서 이 책이 B급 책이기를 바라고 있다. <북한사
회: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북한사회를 쉽고 재 고난과 웃음의 나라
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잡지책이라 생
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북한과 관련한 서적 - 문 화인류학자의
이다. 전작 <통일잡수다>에 이은 도발적(!) 북한알기 안 북한 이야기
내서다. 무언가 표지부터 의미심장하지만, 긴장하지 말
고 페이지를 넘기시라. 정병호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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