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민족화해 105호 202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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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새로 나온 책
new book
편집부
공존의 시선으로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듣곤 했다. 이제 원로가 되셨는데, 그만 후
남북을 잇다 배들에게 물려주시고 일선에서 물러나 계시는 게 어떠냐는. 전
혀 말 같지 않은 소리였다. 특히나 이른바 ‘사이비 대북전문가’
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 / 유니스토리 / 2020. 4 가 넘쳐나는 지금은 더욱 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민화협 대
표상임의장을 역임했고, 현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
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여전히 그는 현역이고, 여전히 그는 날
카롭다. 때문에 남북관계가 다시 위태로운 지금 출간된 그의 책
은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전 국민의 대북전문가화’가 오래전 이뤄진 이 땅에서 그의 책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책이 담아낸 그의 삶에서
우리는 어쩌면 현재 위기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북미관계가 교착되었다면 남북관계에서 그 돌파구를
찾아야 하며, 특히 남북이 무람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이
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한반도 문제에
서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가 직접 그 방향키를 쥐고 있다는 사
실을 잊지 말 것을 촉구한다. 책은 한 사람의 회고록을 넘어 대
북관계사의 한 시대를 오롯이 증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우리
는 책을 통해 난맥상의 통일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뚜렷한 관점
과 함께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
이다. 곁에서 뵈어왔던 입장에서 자신 있게 보증하는 바이다.
2017년 어린이어깨동무 교양시리즈 첫 번째 <평화의 시선으로 판문점의 협상가
분단을 보다> 발간 3년 만에 시리즈 두 번째 책이 발간되었다.
책은 오늘날의 상황에서 남북의 다양한 교류역사를 되짚고 남 - 정세현 회고록, 북한과 마주한 40년
북교류의 관점과 태도를 묻고 있다. 휴전선이 금단의 선으로 고
정되고, 두려움의 상징이었던 시절부터 이를 온몸으로 지워내 정세현·박인규 / 창비 / 2020. 6
고자 했던 분단 극복의 선각자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바로 지
금 이러한 분단 극복의 노력을 폄훼하고 왜곡된 정보를 생산하
며, 분단으로의 기득권을 끝까지 유지하고자 하는 우리들 내부
의 자화상까지 다루고 있다.
책은 청소년을 포함한 시민들이 잊혀진 남북 간의 교류의 역사
를 10개의 주제로 쉽게 접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남과 북의 평
화시대를 상상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만들어졌
다. 이를 위해 각기 다른 현장경험이 있는 일곱 명의 필자가 자
신들의 경험을 살려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남북정상회
담처럼 뉴스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평범한 남과 북의 사람들이
마음을 나눈 이야기가 책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아울러 부록
으로 준비된 대형 연표 <평화의 시선으로 바라본 남북관계사
1948~2020>은 분단과 교류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누구
에게나 유용한 자료로 사용될 것이다. 이는 정부 주도의 남북교
류가 아닌 민간 주도의 남북교류를 주제별로 정리한 첫 번째 연
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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