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민족화해 106호 20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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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 인터뷰

                                 그리고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올라 평화를 약속한 것
                                 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남북 정상이 합의하여
                                 문을 열었던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참담하게 폭
                                 파되는 모습을 봐야만 했다.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최
                                 근 새로운 통일외교라인이 구성되었다. 이제 지금까
                                 지 어느 부분에서 잘못되었는지 그 원인을 냉철히 파
                                 악하고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현재 남북
                                 관계가 이처럼 어렵게 된 원인과 해법은 무엇이라 보
                                 는가.

하여 더 순도 높게 제공되었다. 범국민적 단체인 민화       | 이종걸 |
협은 진보에서 보수 정권으로, 다시 진보정권으로 넘
어오기까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멈추지 않고 시민      2018년 4월 27일 남북 두 정상이 마주 앉았던 판문
사회 중심으로 남북이 하나 되는 역사를 써왔다. 활동    점회담 뒤에는 핵무기도 깨기 힘든 큼직한 한국산 화
과 역할에 있어 진폭은 있었지만, 합리적이고 미래지     강암에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과 두 정상의 서
향적인 평화 통일 담론을 만들어 오는 데 주저한 적이    명이 새겨진 기념비가 세워졌다. 15만 북한 민중 앞에
없었다. 4·27판문점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    서 다짐한 우리끼리의 자주와 평화를 강조한 대통령
항, 즉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남북산림협력,    연설이 감동의 기억 속에 생생하다. 남북 두 정상 내외
철도·도로연결사업 등이 성사될 수 있도록 앞장서 노     분의 다짐 어린 백두산 등정은 “곧! 우리끼리 평화”라
력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남북의 동질성을 넓힐     는 함성의 메시지로 세계에 타전되어 9·19군사합의라
수 있는 사업, 남측의 표준어와 북측의 문화어를 공유    는 항구적 평화정착의 기틀로 뿌리 박혔다. 북한의 거
하는 남북 어린이 작품 활동과 도서를 제작하는 사업     듭된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이후 전쟁 위기까지
을 추진하고자 한다.                      갔던 상황에서 탄생한 ‘4·27’, ‘9·19’이었기에 더 감
                                 격스러웠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 노딜’이후 낙관의 프
   | 사회자 |                       로세스는 사라지고 다시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
                                 갔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의 감격적인 평양 연설,
                                   남북은 어디에서 결정적으로 틀어졌는가. 그 원인
                                 과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기를 돌이켜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4·27판문
                                 점선언과 김대중 대통령의 2000년 6·15공동선언, 노
                                 무현 대통령의 2007년 10·4선언과는 어떤 관계를 찾
                                 아낼 수 있을까. 4·27판문점선언은 단지 북핵 문제가
                                 타결될 가능성으로 인해 성사되었을까. 저는 4·27판
                                 문점선언이 간단없이 지속된 남북의 화해 협력 노력
                                 으로 이어졌던 6·15공동선언, 10·4선언이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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