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민족화해 106호 20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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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September + October Vol.106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월 27일 취임한 뒤 남북교류 확대와 접경지역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효과는 금방 체감됐다.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규제 완화 등 ‘무언가 이뤄진다’는 분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당장 금강산관광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열정은 냉정한 현실을 더 빨리
확인하는 기회도 됐다. 대북제재라는 엄중한 현실은 여러 마찰음을 만들었다. 한미 공조라는 틀에서도 남북한 문제가
갖는 구도적 현실도 일깨웠다. 또한 당장 호응하고 나와야 할 북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힘이 빠지기도 했다.
“작은 걸음들을 하나하나 옮겨가고 있는데, 그래도 남북관계가 풀어지는 게 그렇게 녹록한 상황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장관도 기대와 거리가 있는 현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취임 한 달째를 맞던 8월 26일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만난 자리에서다. 이 장관이 취임 직후 야심 차게 던진 접경지역 개발과
남북교류 확대는 무엇인가. 어떤 난관을 만났고 앞으로 어떤 여정을 가게 될 것인지 살펴봤다.

◀ 이‌ 인영 통일부 장관이 8월 18일 정부    취임 후 거침없는 한 달 행보
   서울청사 장관실에서 취임 후 해리 해
   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대화하고        이 장관은 국회 인사청문회서부터 북한과의 대화 복원과 작은 교역을 언급하
   있다. ⓒ연합                  며 남북교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대북제재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작은
                            것,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며 민간교류도 강조했다. 취임 후 첫 외부일정도
                            접경지역인 강원도를 찾는 길이었다. 취임 나흘 만에 동해선 최북단 기차역인 강
                            원도 고성군 제진역을 찾았다. 여기에 위치한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금강산 개별관광을 언급하며 남북 교류협력 추진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 장관은 “금강산관광 재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며 “금강산 개별관광이
                            시작되면 분명하게 한반도 평화 메시지가 되고, 고성 등 접경지역 경제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철도·도로 연결도 추진
                            해 새로운 한반도 경제 질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장관 취임 후 첫 행
                            보부터 남북교류 확대와 한반도 평화정착,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표를 제시하
                            며 이목을 끌었다.

                              북한 관광은 2008년 금강산을 찾았던 관광객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중단됐
                            다.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따른 대북제재도 본격화돼 재개 기회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관광 자체는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현실적으
                            로 대규모 단체 관광은 어렵다고 판단한다. 이런 이유로 개별관광 형태로 금강산
                            관광을 우선 재개한 뒤 향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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