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민족화해 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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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특 집 ①
판문점 선언,
새로운 한반도 분단
평화시대를
열다 레짐 변화의 신호탄
동아시아 틀 바꾸는
역사로 이어져야
1
진희관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교수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맞이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재인정부의 지속적인 관
제주도가 모친의 고향인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함경 계개선 의지와 일관된 대북정책을 표명한 일들이 주
도가 부모의 고향인 문재인 대통령의 만남이었다. 허 요한 배경이 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북한 역
리 잘린 한반도의 한복판에 있는 판문점에서 두 정상 시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이 마주하여 ‘도보다리’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
누고 휴전선 위에 1953년생 소나무 한 그루도 식수
했다. 문재인 정부의 지속적 관계개선 의지의 결과
그들의 만남은 얼마 전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
도미사일 발사로 살얼음판과도 같았던 한반도의 긴 김정은 위원장의 남측지역 방문도 칭찬할 필요가
장과 위기를 봄눈 녹이듯 풀어 주었다. 지난 해 11월 있다. 6·15공동선언에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던 부친
말 화성-15형 ICBM이 시험 발사될 때 반년도 안 되 의 약속을 다 갚지는 못했지만 일부라도 행동에 옮겼
어 오늘과 같은 변화가 나타나리라고 예상하기는 쉽 다는 점을 평가하고 싶다. 당초 김여정 특사를 통해
지 않았다. 다만 당일 발표한 공화국 성명에서 “세계 평양으로 초청의사를 밝혔지만 누가 봐도 이번 차례
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숭고한 목적의 실현 는 북측이 남한을 방문하는 게 도리였다. 이로 인해
을 위하여 자기의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일 것”이라고 문 대통령의 가을 평양방문이 한 결 가벼워진 느낌이
말해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점치게 하였던 것이 다. 아마도 그 다음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모친의 고향
전부였다. 그리고 신년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공화 인 제주도를 방문하는 것도 적극 추천할 일이라 생각
국 수립 70주년과 한국의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올해 된다. 혹자는 남측과 관련된 가계를 밝히고 싶지 않을
를 언급하면서 “북남관계를 개선하여 뜻 깊은 올해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특성을 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여야 합니다”라 때 크게 개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 언급하고 평창 참가 의사를 밝히면서 일대 전환을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된 두 정상 간의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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