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 - 민족화해 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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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봅니다. 그리고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한반도에
                서 더 이상 전쟁은 없다는 두 정상의 전쟁 종식선언입
                니다. 국제적으로 여러 나라가 같이 하는 법제적 차원

                의 정전선언도 있지만, 두 정상이 새로운 시대를 선언
                하면서 육·해·공에서 일체의 적대적 대결 중지를 선언
                했습니다. 국민에게 더 이상 대결은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고 확성기 철거 등 이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실천
                한 것이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격과 의전, 형식이 매우 중요했는데, 이번에는
                굉장히 다른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이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과 관계가 있다고                 북한은 지금 중국, 베트남보다 더 고도성장하는 것

                봅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상대방에 대해 기선제압을                  을 꿈꾸고 있고 그럴 만한 충분한 잠재적 자원이 있습
                먼저하고 간을 보는 등 형식에 굉장히 치우쳤습니다.                 니다. 그것을 목표로 새로운 국가모델을 구성한 것입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실용주의자로  목표달성을                니다. 과거는 핵 보유로 안전을 보장받았다면, 이제는
                중요하게 보는 듯합니다. 형식적인 겉치레를 중요시                  핵을 포기함으로써 북미수교와 평화협정, 남북관계
                않고,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으면 과감히 제거하는                 정상화, 전통적 북중관계 회복을 통해 새로운 안전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정상국가와 비슷                  장 체제를 만들고, 이를 통해 경제부국의 새로운 국가
                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러한 목표지향적인                  모델을 완성해 나간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성격이 남북 회담에도 그대로 나타났고 과감한 합의
                들을 끌어냈다고 봅니다.                                          권력공고화 수단에서,
                                                                새로운 국가발전 수단으로 바뀐 북한 핵
                    북한은 2012년 헌법에서 핵보유국임을 명시하고, 2013
                년에는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선언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앞으로 전쟁의 기억을 더 이상 정치에
                서 핵무력 완성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북한의 노선이 바뀐              이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그동안 대북문제가 국
                것으로 봐야 할까요?                                  내정치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북한도 분단 상황을
                    핵무력 병진노선은 이미 바뀌었다고 봅니다. 북한               내부정치에 활용해 온 측면이 있습니다. 비핵화가 진전되는
                은 지난 4월 20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경              과정에서 이를 활용할 가능성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제건설 총력집중’을 선언했습니다. 경제올인으로 노                     그것은 북한의 권력공고화와 연계되어 있다고 봅
                선을 바꾸었고 이러한 전략은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니다. 유일체제가 공고하면 분단을 이용할 필요가 그
                봅니다. 2012년 4월 김일성 100주년 열병식에서 “인             만큼 적어지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공고화는 이
                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며 사회주의 부                 미 2014년~15년에 완성되었다고 봅니다. 군의 예를
                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이                  들면, 선친인 김정일 위원장은 군에 별을 많이 달아주
                김정은 위원장이 그리는 유토피아가 아닌가 합니다.                  고 계급도 굉장히 많았는데,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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