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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고려인이 대한민국 땅을 밟은 지 30년이 되었다. 우리 동포의 최초 이주는 154년 전 고려인이다.
강제이주는 81년이 되었다. 고려인은 조국을 위해 나라를 떠났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조국 땅을 밟을 수 있었고, 그
후 30년 동안 아직까지도 나그네이자 이방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고려인을 대한민국 공동체의 일원으로 맞이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고려인 인문사회연구소’를 지난 8월 10일 개소하고 이를 기념하여 아시아문화전당에서
문화 및 학술행사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공동주최했다. 앞으로 광주문화재단을 비롯한 각계 기관과 공동주관하면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나아가 경제, 사회, 문화적 장애물을 실질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정책적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홍인화 고려인 인문사회연구소 소장
“백인의 식탁, 천만의 놀이터”
‘고려인 인문사회연구소’ 개소 기념행사의 제목인 ‘백인의 식탁, 천인의 놀이터’는
연구소의 창립취지와 활동방향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백인의 식탁’에서 ‘백인’이
란, 한민족을 상징하는 백의민족의 흰 백(白)자를 의미한다. 또한 예로부터 최고의 숫
자를 의미했던 일백 백(百)자를 통해 보편적인 인간 다수를 상징한다. 즉, ‘백인의 식
탁’은 보편적인 한민족이 밥을 먹는 공간인 백인의 식탁에서 먹거리를 나누며 함께
생존권을 논의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백인(白人)의 식탁은 천인(天人)의
놀이터로 이어진다. ‘천인의 놀이터’에서 천인이란, 인간의 존엄성의 기원이며 모든
인간의 평등의 기원인 하늘 천(天), 그리고 일백 백(百)보다 더 크게 확장된 범위의 보
편인 일천 천(千)을 뜻한다. 백인의 생존권을 보장함으로써 민족적 보편의 범위를 넘
어 하늘 아래 모두 평등하게 존엄한 인간의 더 큰 보편적 행복권을 위한 천인의 놀이
터가 펼쳐질 것이라는 믿음을 담고 있다. 천인의 놀이터는 민족을 넘어선 보편 인권
으로서 행복권을 의미한다. 고려인 인문사회연구소는 한민족인 고려인의 생존권으
로부터 한민족을 넘어선 이웃들의 행복권이 보장될 사회를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고려인 인문사회연구소는 다음 세 가지를 목표로 삼는다.
첫째, 고려인에 대한 다양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것이다. 시간적 측면에서 과거
와 현재, 미래를 다각도로 조망하고 공간적 측면에서 그들이 살아온 거주지를 기점으
로 하여 효과적인 정책과 제도 마련 및 고려인의 시민사회 정착을 위한 연구의 기초
를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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