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민족화해 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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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70% 정도다. 개인 소득으로 보면 미국이 6만 2천              포가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따지는 개념이다. 국제 경
                달러이고, 중국은 1만 달러로 17%에 불과하다. 개인               제 구조를 살펴보면 미국이 중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은 결코 미국의 상대가 되                 유리하다. 냉전 종식 이후 약 30년 동안 국제사회가

                지 않는다. 무기나 장비 요소를 무역 전쟁에 적용한다                작동하는 시스템을 미국에 유리하게 조정해 놓았기
                면, 정책이나 규제 수단을 거론할 수 있다. 미국은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간 변수를 더하면 상황이 달라
                번에는 관세를 활용했는데, 중국의 대미 수출이 압도                 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워 중국
                적으로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미국에 유리하다. 관                 을 공격하고 있는데, 이것은 미국이 30년 동안 구축
                세 중심의 무역 전쟁이 환율 전쟁이나 비관세 전쟁으                 한 미국 중심의 질서, 즉 자유무역 체제를 스스로 파
                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장점과 단                괴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수류탄을 자기 집 안방에
                점이 서로 교차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무역 전쟁에                 집어 던지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
                서도 전략은 중대 요소다. 전략을 보면 미국은 전형적                적으로 보면 미국에 불리하다. ‘인화’를 보면 미국과
                인 트럼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미치광이 전술이                중국이 비슷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잘못된 무

                나 반칙대왕 전술을 동원해 최대 압박을 가하면서 물                 역 관행을 시정시켜야 한다는 여론을 최대한 활용하
                밑 협상을 통해 타협책을 제시하는 최대 관여를 동시                 면서 국내 정치에서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에
                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도광양회, 즉                서는 시진핑 주석의 영도력이 한층 강화된 상황이어
                단기적으로  굴욕을  수용하지만,  장기적으로  실력을               서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길러서 미래 어느 시점에서 승리를 추구 하는 방식이                  정리하면, 미국과 중국의 능력을 보면 무역 전쟁의
                다. 적당한 모양새를 갖춰서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회                승자는 미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도 상처
                피하고 상황을 무마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중국이                 를 피할 수 없다. 전쟁 능력을 고려하면 미국 승리가

                어느 시점까지 굴욕을 감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세                  확실하지만, 전쟁 환경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중국
                가지 시점을 상정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              이 유리하다. 결국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년이 되는 2021년, 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 아니          일으키지 않는 것이 현명하지만, 무역 전쟁을 해야만
                면 그 중간 시점인 2035년이 기점이 될 수 있다. 현재             한다면 최대한 짧은 기간에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고
                경제 규모나 정책 수단, 전략으로 봐서는 중국이 미국                전쟁을 종결해야 하는 제약을 안고 있다. 그러므로 미
                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시점은 2035년이 유력하고, 어               중 무역 전쟁은 미국의 승리와 무승부의 중간 수준에
                쩌면 2049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2021년은 너             서 타협하고 비교적 단기간에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무 이른 시점이라서 고려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
                                                             이 크고, 타협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이
                  단기적으로 미국 유리, 장기적으로 중국 유리                   과도하게 걱정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오히려 이번

                                                             기회에 통상과 안보 분야에서 풀어야 하는 숙제에 대
                  전쟁 수행 능력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이 유리하지                 해 긴장감을 갖고 해결하는 자극제로 삼는 것이 전화
                만, 전쟁 승패는 능력으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위복의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통상 차원에서 해결
                환경 조건, 즉 지리와 시기, 인화가 더 중요하다. 전쟁              할 일은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니라도 자명한 것으로
                에서 ‘지리’는 지형만이 아니라 나라 안팎의 세력 분                보인다. 교역 대상을 다양화하고 미국과 중국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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