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민족화해 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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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2018 09+10                               43






                                                                    남북 이산가족 상봉

                                                                  “세월이야 가보라지.


                                                                   우리 마음 늙을소냐.”





                                                                   글 • 허효진 KBS 북한부 기자      사진 • 금강산 공동취재단





                                                                     “세월이야 가보라지. 우리 마음 늙을소냐.”
                                                                     2박 3일 12시간. 예정된 이별을 앞두고 북측 김순

                                                                   옥 할머니(81)의 입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울고 있
                                                                   었다.〈세월이야  가보라지〉노래는  체제를  찬양하는
                                                                   노래지만, 그 구절만큼은 60년이 넘게 오빠를 기다린
                                                                   할머니 삶의 여정과 태도가 그대로 녹아있었다.
                                                                     오빠인  남측  김병오(88)  할아버지는  6·25전쟁이
                                                                   일어난 뒤 큰 누나와 단 둘이 월남하면서 가족과 이
                                                                   별해야 했다. 기자들에게 좀처럼 본인의 얘기를 꺼내

                                                                   놓지 않았던 할아버지는 여동생을 만나고 나서야 밝
                                                                   게 웃어보였다. “우리 여동생 예쁘지? 얼마나 미인인
                                                                   지.” 기자에게 여동생 자랑을 하던 행복했던 시간이
                                                                   무색하게 이별은 벼락같이 찾아왔다. 마지막 날, 작별
                                                                   하기 위해 상봉하는 가장 아이러니한 만남인 ‘작별상
                                                                   봉’의 시작부터 눈물이 터졌다.


                                                                             끝까지 살아서 다시 보자



                                                                     이번 상봉행사에 참여한 가족은 모두 170가족이었
                                                                   다. 당초 1차 상봉에서는 남측의 93가족이 북측의 가
                                                                   족을 찾고 2차 상봉에서는 북측의 88가족이 남측의
                                                                   가족을 찾았지만 상봉 직전 9가족이 건강 악화를 이
                                                                   유로 상봉을 포기했다. 2차 상봉 직전에 추가로 남측
                                                                   과 북측 한 가족씩 가족을 만나지 못하면서 남측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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