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민족화해 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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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아니고 해외 제작사가 제작한 합작 영화였고 순
수 북한 영화는 10여 년 동안 거의 상영된 적이 없다.
그러다 작년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뒤
당시 김만수 부천시장이 올해(2018년) 영화제에서
북한 영화를 상영하자는 제안을 했다. 당시는 남북관
계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남북관계가 곧 좋
아질 것인데 북한 영화 상영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어
떠냐’는 제안을 한 것이다. 그때부터 남북경제문화협
력재단을 비롯해 전영선 건국대 교수 등 전문가들을
만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열라고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난 문화적 동질성의
이번 BIFAN의 북한 영화 상영은 제한상영이 아닌 측면에서 북한 영화 상영을 준비한 측면이 있다. 분단
공개상영이었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여 70년이 지나며 문화적 이질성이 매우 커졌다. 이런
전히 생소한 북한 영화를 우리 국민들이 자유롭게 관람 이질성을 좁혀나가는 데 영화, 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
하며 나름의 반응을 나타낸 점도 흥미롭다. 북한 체제 의 힘은 강력하다. 우열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의 우월성만을 내세운다고 배워왔던 북한 영화에서 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가운데 우리 모두가 함께 가지고
외에 신선함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아, 저 있는 분모들을 키워나가는 노력이 바로 통일을 위한
들은 저렇게 살아가는 구나” “어? 쟤네도 푸마를 신고 준비라고 생각한다. 남북영화의 교류와 협력은 그런
있네?” “어쩐지 아재 개그 같은데 재미있네” 등 저마다 의미에서 앞으로 적극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의 반응도 제각각이었다. 기성세대들은 북한 영화를 보
며 비로소 남북관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남북 간 소통의 문이 열리면
20~30대는 마치 유튜브를 보듯 편안하게 영화를 즐겼 영화교류도 더욱 확대될 것
다. 세대별로 북한 영화에 대한 반응도 달랐던 것이다.
“북한은 모든 영화를 국가가 제작한다. 때문에 체 BIFAN 북한 영화 상영을 계기로 영화, 미술 등 북
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측면이 매우 강하다. BIFAN 한의 문화예술 창작물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고 있다.
조직위에서 북한 영화를 선정할 때 최대한 북한 체제 9월 7일부터 열리는 국내 유일의 국제산악영화제인
우월성을 부각하지 않은 영화,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북한 영화 5편을 상영하고,
보여줄 수 있는 영화, 우리 국민들도 공감하고 이해 6일 개막하는 申필름예술영화제에서는 고 신상옥 감
할 수 있는 영화들을 고르려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조 독이 연출하고 고 최은희가 주연을 맡았던 <소금>이
금이나마 체제 우월성이 담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 최초로 상영된다. 이밖에도 2018서울국제만화애니
리 국민들의 수준은 매우 높다. 북한 영화를 통해 그 메이션페스티벌(SICAF2018)은 북한 만화 섹션을 마
들의 선전에 교화되기보다는 그들의 문화와 생활을 련했고, 한국공예·문화디자인진흥원이 주최하는 전시
있는 그대로 이해한 측면이 더 강한 것 같다. 지금 누 ‘나전과 옻칠, 그 천년의 빛으로 평화를 담다’에서는
가 북한 영화를 보고 그들의 선전에 넘어가겠는가. 우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북한의 나천 옻칠 가구 작
리부터 자신감을 가지고 문을 열면서 북한 역시 문을 품을 소개한다. 또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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