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민족화해 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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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트럼프 행정 과를 바탕으로 더 큰 합의에 이를 수 있다. 남북정상
부가 북한의 의도와 전략, 동기를 오해하거나 편견을 합의나 북미정상합의의 이행 속도에 대한 북한의 불
가지면서 여러 갈등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오해들을 만이 일종의 이행 의지에 대한 왜곡으로 나타날 수도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를 있음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남북관계에서 중장기
상대하는 여러 측면에 있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혜 적으로 풀어가야 할 현안들이 분명 있다. 제재도 있고
를 나눌 필요가 있다. 결국 남북·미 삼각관계인데, 남 한미 간 논의 사항도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도 우
북관계와 한미관계, 또 그것이 북미관계로 연결될 수 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적지 않다. 이 부분은 더 적극
있도록 계속 역할 해야 한다고 본다. 적으로 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한편 다가오는 평양정상회담은 4·27판문점선언의
이행을 바탕으로 한 단계 진전할 수 있는 회담이 되어 8·15경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가 경제”임을 강
야 할 것이다. 남북관계 발전,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 조하며, 남북경협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제약이 존재하지
화정착이 역시 중요한 문제다. 그 부분에 있어 더 진 만 남북경협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전된 조치들을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평화는 땅이고, 경제는 그 땅위에서 피는 꽃’이라
북미 간 교착상태는 한 번은 치러야할 진통 는 말을 자주 한다. 평화라는 땅이 비옥할수록 아름
다운 꽃이 필 수 있다. 우리가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현재 북한이 우리 정부에 일종의 섭섭함, 아쉬움을 갖고 목적 중에는 그것이 공동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판문점선언을 비롯해 여러 회담 회를 주기 때문이다. 경제협력은 물론 제재완화가 먼
을 진행했어도 정작 실질적인 행동이 부족하다는 문제의식 저 이뤄져야 가능하겠지만, 동시에 경제는 일종의 전
으로 보인다. 망, 가능성 그 자체로 먼저 움직이는 속성이 있다. 그
런 차원에서 경협에 대한 전망을 공유하는 게 중요
“한국이나 미국에서 정책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 하다. 현재 우리 경제가 어렵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대한 북한의 이해가 필요하다.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내부적 한계에 와있다. 결국 북방경제를 통
때는 의회의 법률적 절차를 거쳐야 하고 야당과의 논 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과제
의나 토론도 필요하다. 선거나 여론도 무시할 수 없 다. 준비가 중요하다. 그동안 많이 달라졌다. 우리 내
다. 북한도 인내심이 필요하다. 지금은 지난 9년 동안 부의 경제 환경도, 북한의 경제정책도, 한반도 외부의
운행되지 않은 자동차를 다시 가동하는 과정이다. 녹 경제 환경도 달라졌다. 기술적 변화와 산업구조 변화
도 슬었고 엔진도 작동하지 못했다. 가동엔 시간이 필 도 존재한다. 달라진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고 경협에
요하다. 갑자기 가속할 수 없다. 이 단계가 지나면 점 대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따른 새로
차 속도가 올라갈 수 있다. 한편으로는 북한 주장에도 운 상상력이 필요하다. 남북경협과 동북아 지역과의
일리 있는 부분이 있다. 중국말에 ‘언즉행 행즉과(言 연계, 양자협력방식에서 다자협력으로의 전환, 나아
卽行 行卽果)’가 있다. 말을 하면 이행해야 하고, 행동 가 정부 주도가 아닌 민관, 지자체, 시민사회 등 다양
하면 결과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합의를 하면 일 한 차원에서의 다층적 협력 문제 등이 중요 과제가 될
단 충실하게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이행의 성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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