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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화해 2018 09+10 29
9월 5일 대북특사단 방북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9월 18일~20일로 예정된 문재인
정부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말처럼 할 일은 여전히 산적해 있다.
평양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되지만, 북미 양국의 확고한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족화해>는 국내 최고의 북한 및 통일연구 싱크탱크인 통일연구원의 김연철 원장을 만나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 북미 비핵화협상에 대한 전망을 들어보았다. 인터뷰는 8월 30일 통일연구원장실에서 진행되었다.
정리 • 염규현 민화협 정책홍보팀 부국장 사진 • 김도형 객원작가
지난 4월 통일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바쁜 일정을 보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정부는 이를 외교 성
내고 있다. 과로 내세울 수 있고, 북한 역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
다. 때문에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통일연구원은 26개 국책연구기관으로 구성되어 동시에 두 가지가 걸린다. 우선 미중 간 무역갈등이
있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이다. 이 안에 한반도 심각해지면서 중국 변수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
평화번영연구회를 구성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연 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 그렇다. 북중관계를
구원이 주관기관으로 정책연구단을 운영 중이다. 협 미국이 부정적으로 해석한다면, 한반도 문제를 해결
동연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고 해 나가는 과정에서 미중갈등이 개입하는 양상이 된
있다. 내부적으로는 정책 환경이 달라지고 정부가 바 다. 우리의 과제가 훨씬 복잡해진다. 또 하나는 북핵
뀌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나 평화협정, 평화체제 문제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와 관련해 과거의 관성
관련 연구 등 새로운 남북관계에서 필요한 연구를 위 과 새로운 구조가 섞여있다는 점이다. 압박을 통해 압
한 네트워크 구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악화 시기의 논리
인데, 협상의 국면이 되면 악화 시기의 관성과 인식,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법론이 바뀌어야 한다. 바뀌지 않고 지속되면 여러
의 방북 취소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혼선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북핵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이뤄져야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이
“6·12북미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2개월 반을 어 다소 걱정스럽다.”
떻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 탑다운 방식은 장단점
이 있다. 돌파구를 마련할 때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때문에 다시 우리 정
할 수 있지만, 실무적 현안을 풀어갈 때는 정상 간 논 부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의에서 실무회담으로 전환하며 발생하는 일종의 교
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북미 간 우선순위를 둘러싼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일종의 네비게이터 역할을
입장 차이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본격적 협상에 돌 해왔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길을 알
입하기 전 한 번쯤 치러야 할 진통이라 본다. 한편 여 기 때문에, 이를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
전히 북미 양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공통의 이해 도 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북미 사이에 오해를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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