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민족화해 94호
P. 17

민족화해  2018 09+10                                15






                         지금까지 평양에서 개최된 북미 고위급회담은 폼                   먼저, 북한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체제안전 보
                       페이오 국무장관이 CIA국장 시절인 금년 3월 31일                장’과 ‘군사위협 해소’가 뒷받침되는 한반도 비핵화
                       첫 방북을 시작으로, 국무장관의 자격으로 5월 9일과                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먼저 상호 신뢰를 조성한 다

                       7월 6~7일 등 세 차례 열렸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              음 관계개선, 체제보장, 비핵화의 동시행동을 취한다
                       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5월 30일~6월 2일 뉴욕과 워               는 것이다. 실제 폼페이오의 3차 방북 직후인 7월 7
                       싱턴을 방문해 북미 고위급회담을 가진 바도 있고 6                 일 발표된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
                       월 1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김정은 위원                  해 “신뢰조성을 앞세우면서 동시행동원칙에서 풀 수
                       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6·12 북미정상회담이 최종                 있는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결정된 바 있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전략은 3월 26일 김정은 위원장
                         북미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평양에서  제3차  북미             이 시진핑 주석을 만났을 때 밝힌 대로 ‘단계적, 동시
                       고위급회담을 갖고 비핵화 신고검증 워킹그룹 설치,                  행동적 조치’이다.
                       미군유해 송환 및 북한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쇄를 위                  단계적 폐기조치로서 미래 핵에 대해서는 일방적

                       한 실무회의 개최를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은 CVID                조치(핵실험장,  미사일엔진실험장  폐기)를  취하고,
                       원칙 확인, 신고 및 검증에 역점을 둔 반면, 북한은 관              현재 핵(핵물질 생산 관련시설 신고 및 검증)과 과거
                       계개선 위한 다방면적 교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핵(핵물질, 핵탄두, ICBM)은 단계를 분리하여 신고
                       에 앞선 7·27 종전선언 발표, 비핵화 조치 일환으로               와 검증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동시행동적 보상으로
                       ICBM생산중단을 위한 대형엔진시험장 폐기, 미군유                 는 미래 핵 폐기단계에서 한미군사연습 중지, 종전선
                       골 발굴 실무협상 등 동시행동조치를 제기하여 이견                  언을 조치하고, 현재 핵 폐기단계에서 경제제재 유예,
                       을 드러냈다.                                      연락사무소 설치를 달성하고, 과거 핵 폐기단계에서

                         하지만 평양에서 열린 3차 북미 고위급회담에 따                 평화협정 체결과 경제제재의 전면해제, 대사급 외교
                       라 7월 15일과 16일에는 유엔군-북한군 장성급 회담               관계 수립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과 군사실무회담을 잇달아 개최하여 한국전쟁 미군                    다음 미국이 북미 비핵화협상에서 추구하는 목표
                       유해의 송환을 위한 협상을 벌여 7·27 정전협정 체결               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65주년을 맞이해 미군유해 55구를 송환하기로 합의                 (CVID)’지만 최근에는 ‘최종적으로 완전히 검증 가
                       하는 등 대화의 모멘텀은 이어갔다.                          능한 핵폐기(FFVD)’로 표현을 바꾸었다. 기본 원칙
                                                                    으로는 당초 선 비핵화 입장에서 후퇴하여, 비핵화 도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 전략                           중에도 대북제재를 제외한 관계개선, 체제보장의 동
                                                                    시행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북제재는 북한의

                         이렇듯 북미 비핵화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비가역적  비핵화가  진행되는  시점부터  가능하다는
                       무엇인가? 이는 양국이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싱             것인데, 비가역적 비핵화의 시점에 대해 6월 12일 트
                       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럼프 대통령은 20%비핵화라고 말했고, 6월 13일 폼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에는 의견을 모았지만, 세                  페이오 국무장관은 2년 6개월 내의 주요한 핵군축이
                       부 목표와 원칙, 그리고 이를 좌우할 협상전략에서 현                라고 언급했다.
                       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대










          민족화해 vol94 0910.indd   15                                                                 2018-09-10   오전 11:18:48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