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민족화해 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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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독 경우는 냉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74년 동독과 서독지역에 상주대표를 설치하고 당국 간 접촉,
민간차원의 교류협력 지원, 이산가족 상봉 추진 등 주민들의 법적보호와
편의 제공 등 교류협력을 통한 양독관계 발전에 힘썼다. 동서독 사이의
이러한 ‘접촉을 통한 변화’가 통일의 밑거름이 됐다.
남북은 연락사무소 구성과 운영에 대한 합의를 마 비핵화 촉진과 대외신인도 제고
치고 개소를 서두르고 있지만 북미 간 비핵평화 프로
세스 이행이 늦어지는 데 따른 속도조절론이 부상하 판문점선언 이후 남북 사회문화 교류가 늘어나고
고, 공동연락사무소 운영에 필요한 물자지원과 관련 있는 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실현된다면
한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 위반시비가 일어나는 등 남 남북사이의 인적·물적 교류협력은 폭발적으로 늘어
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 북한 날 것이다. 남북사이의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서는
과 미국 사이에 비핵평화 프로세스 이행로드맵 작성 공동연락사무소 설치가 시급하다. 비핵화 진전 속도
과 초기 이행조치에 대한 합의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 에 따라 연락사무소 개소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
데 남북관계가 앞서가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 장이 나오고 있지만, 역으로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과 관련한 물자지원을 서라도 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못마땅해 하는 쪽도 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대한민국의 대외신인도가 낮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당국 사이의 의사소통뿐 졌는데, 개성공단 안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설
만 아니라 민간차원의 인적·물적 교류협력을 지원하 하면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는 등 남북관계 발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게 될 것 통상 연락사무소 개설은 상주대표부로 발전하고
이다. 남북협력의 상징적인 장소인 개성공단에 남북 수교나 관계정상화로 이어진다. 남북관계는 민족내
공동연락사무소를 운영하게 되면 남북관계 제도화와 부의 잠정적 특수관계이기 때문에 서울과 평양에 대
함께 남북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적 충돌사태 사관을 개설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연락사무소 또는
방지 등 위기관리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군사 상주대표부를 설치하여 대사관 업무를 수행할 수 있
적으로 첨예한 대치를 하고 있는 남과 북 사이에는 사 을 것이다. 당장 서울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
소한 무력충돌도 대규모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 기 어려운 조건에서 개성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
라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운영되면 빠른 의사소통 해 남과 북의 당국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업무를 보게
을 통해서 확전을 막는 등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 되면,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고 신뢰회복에 기여하게
리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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