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민족화해 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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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시선 대 시선



                                             정부, 남북관계 주도성 벗어나
                       사회
                                             민간 역량과 의지 인정해
                     전영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새로운 돌파구 마련해야




                                             4·27남북정상회담과 6·12북미정상회담 이후 현재까지 남북관계는 ‘비교적 맑음’이다.
                                             물론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정에서의 이견으로 여전히 불안함이 존재하지만, ‘화염과
                                             분노’ 운운하던 지난해를 떠올린다면 지금은 역시 기대 이상의 평화 국면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민간차원의 남북교류협력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미국 주도하에
                                             UN대북제재를 주원인으로 꼽지만, 그럼에도 정부 주도의 대북정책 전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전해진다. 이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평가하고 민간의 입장에서향후 바람직한 추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대담은
                                             8월 23일 민화협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사진 • 김도형 객원작가      정리 • 김주은 민화협 1020통일공감기자단







                 사회자   오늘 대담의 핵심은 제재국면과 남북교류다. 한반            어느 순간에는 확대된 움직임이 있어야 구조화하고
                도 및 남북문제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가 쟁점인 것 같다. 하            발전하는데 후속단계가 없었다. 더 문제는 그 이후 지

                나는 제재 국면에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의             금까지 때를 기다리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민간
                문제다. 제재 상황이라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정부에           의 자율성 훼손은 물론이고, 기본적으로 정부가 민간
                서 너무 민감하게 막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을 불신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른 하나는 남북 관계에서 민간의 역
                할이다. 현재 국면은 너무 관 주도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             사회자   남북관계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적 관계가 구축되어
                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회문화 교류는 정부와 민간의 협력적             야 한다. 통일부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남북교류
                역할이 필요한데, 정부 주도적 세팅 속에서 민간을 따라오게             분야와 관련해 해당 주무 부처인 문체부, 산림청, 문화재청
                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있다. 민간교류의 장점인             등이 참여해야 한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역할도 정
                교류협력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교류협력의 에너지를 마련               부가 큰 틀을 만들고,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민관과 협력하

                하기 위해서도 정부와 민간의 협력적 관계가 필요한데, 정부             는 구조로 가야 한다. 남북교류가 남북관계를 우선하던 것에
                와 이런 논의를 할 수 있는 통로가 막힌 것처럼 보인다.              서 전문분야를 우선하는 구도로 변화되어야 한다. 전문성과
                                                             남북교류의 경험을 통합하여, 실질적으로 교류협력을 지원
                 최혜경   민간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중단                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민간에서 교류협력을 하고 싶다
                된 시기가 길었다가 재개되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면 어디를 가야 할지를 잘 모른다. 최근 부천국제판타스틱영
                접근하는 것이 이해가 됐다. 하지만 그 단계를 거쳐,                화제에서 북한 영화 상영을 도와 준 적이 있다. 영화제 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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